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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축구(Calcio Italiano)/세리에A

21세기 '로마혁명'


85년 가까이 쭉 걸어왔던 로마. 최근에는 경영진이 쇄신되며 외국의 실업가에게 경영권이 양도되었다. 그런 상황속에서 ‘영원한 도시’에 본거지를 둔 명문클럽은 어떻게 다시 성공을 손에 넣으려 하고있는 것일까.

Text by Piero TORRI
Translation by Minato TAKAYAMA

로마의 경영진에 일어난 역사적인 정권교체

문화혁명. 로마의 새로운 회장과 프런트전은 로마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입을 모아 이렇게 부르고 있다. 그들은 지금 예부터의 전통에 매달려 보수적인 자세를 바꾸는 일이 없이 이대로 걸음을 계속해왔던 이탈리아축구의 관념을 근본적으로 뒤집으려하는 것이다. 미국자본이 로마에 들어왔다는 것 자체가 그것만으로 이미 ‘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100년이 넘는 이탈리아축구의 역사에서 대표적인 외국자본을 말하자면 비첸차에 잉글랜드자본이 들어온 정도. 외국자본은 지금까지 이탈리아축구를 투자의 대상으로 보지않았다. 그들의 대다수는 자본의 투하처로서 주로 잉글랜드와 스페인을 선택했던 것이다. 로마의 회장교체는 확실히 역사적인 사건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혁명’은 간단히 이뤄지지는 않는다. 회장교체는 길고, 곤란하며, 복잡한 교섭 끝에 이뤄졌다. 로마는 지금까지 18년동안 센시 패밀리의 통치아래 있었다. 처음은 프랑코 센시가 회장으로서 군림했고 2008년에 프랑코가 사망한 뒤부터는 그의 딸인 로젤라가 클럽경영의 책임을 맡았다. 그리고 클럽경영에 있어 곤란한 상황이 거듭되는 가운데 길고 어려운 교섭 끝에 세기의 정권교체가 이뤄졌던 것이다.

올해 4월 15일, 클럽매각의 교섭은 보스턴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4개월이 넘는 길고 줄다리기 끝에 8월 18일에 정권교체가 실현되었던 것이다. 토마스 디베네디토, 제임스 팔로타, 리차드 다모레, 마이클 루안이라는 4명의 실업가가 공동으로 클럽의 주식 중 60%를 매입. 남은 40%는 유럽 최대의 은행중 하나인 ‘Unicredit'이 보유하는 형태로 새로운 로마가 첫걸음을 내딛었다.

신임 회장으로는 디베네디토가 취임했다. 디베네디토는 이탈리아계 이민의 자손으로서 포스턴에서 태어났고 미국스포츠계에서 이미 큰 성공을 거둔 실업가이다. 디베네디토의 파트너로서 자본참가를 한 3명은 모두 이탈리아계 미국인. 칼치오와는 옅은 인연을 갖고있다고 말할 수 없는것도 아니다.

경영진이 공통되게 입에 담고있는 것, 그것은 로마를 유럽축구와 이탈리아축구의 엘리트 위치로 끌어올리는 것. 그것이 결코 간단한 일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위업을 달성하기위해 새로운 경영진은 독자적인 경기장의 건설, 충실한 커뮤니케이션, 새로운 기술의 도입, 판매와 마케팅의 확대 등, 복수의 명확한 목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이자 카톨릭의 본산인 로마시가 가진 관광명소로서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이용함과 동시에 전세계에서 모인 어린 선수들을 뛰어난 축구선수로 육성해서 클럽 그 자체를 발전시켜나가는 것을 노리고 있다.

디베네디토는 단순히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기만하는 타입의 회장은 아니다. 그는 적극적으로 클럽경영에 관여하는 타입의 실업가인 것이다. 꽤 큰 ‘문화혁명’인만큼 ‘결과가 나올때까지는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라고 말하고 있으며 신임 회장은 최근 몇 달동안 보스턴보다도 로마에서 보낸 시간이 많다고 생각될 정도로 미국과 이탈리아를 몇 번이나 오갔고 혁명을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일해왔던 것이다.


신임 회장이 추진하는 새로운 강화방침이란

디베네디토는 가장 먼저 클럽의 프런트진을 일소했다. 지암파올로 몬탈리, 다니엘레 프라데, 브루노 콘티를 해임. 대신 GM에는 프랑코 발디니를 불러들였다. 대표이사(CEO)에는 클라우디오 페누치를, SD로는 왈테르 사바티니를 불러들였다.

발디니는 로마니스타에게는 익숙한 인물이다. 그는 2001년에 로마가 클럽창설이후 3번째 스쿠데토를 획득했을 때 SD를 맡았던 인물이다. 2005년, 클럽이 그때까지의 방침을 바꿔 로마만의 독자적 독립정신을 버리고 유벤투스와 인테르, 밀란같은 이탈리아축구의 권력자와 교류를 갖기시작하려했을 때 발디니는 SD직에서 사임하고 클럽을 떠났다. 그 이후 레알 마드리드의 프런트로서도 성공했고 파비오 카펠로가 잉글랜드대표의 감독이 된 이후에는 잉글랜드의 GM으로서 업무를 수행했다.

경리와 리그내의 수많은 일에 해박한 페누치는 오랫동안 레체에서 프런트업무를 수행한 인물로서 레체의 오너인 세메라로 패밀리로부터 절대적인 신뢰를 얻었다. 말하자면 ‘축구경영의 스페셜리스트’이다. 페루자 출신인 사바티니는 전도유망한 어린 선수를 발굴하는 수완을 높게 평가받은 인물이다. 지금까지의 커리어에서 선수를 보는 그의 정확한 눈은 몇 번이나 입증되엇다. 예를 들면 팔레르모의 GM이었을 때는 약 6m유로의 이적료로 하비에르 파스토레를 영입했다. 이번 여름 파스토레가 44m유로의 가격표를 붙이고 파리 생제르망으로 이적한 것을 생각하면 선수를 보는 그의 눈이 얼마나 정확한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회장직에 취임함과 동시에 데베네디토는 로마의 앞으로의 방침을 명확히 제시했다. ‘앞으로의 로마는 미래성을 중시하며 유스팀을 활용해서 수입도 늘려나가는 것을 목표로 해야한다’라고 밝힌 것이다. UEFA의 회장인 미셸 플라티니가 원한 파이낸셜 페어플레이에 의해 향후 유럽의 클럽은 수지에 맞는 투자밖에 인정받지못한다. 따라서 만족스러운 팀강화를 하고싶다면 수입증가가 기본적인 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3년동안 인정되는 적자액이 약 45m유로로 제한되기 때문에 UEFA클럽대항전 출전정지 등의 처벌을 피하고싶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것 이상으로 신중한 경영, 건전한 클럽경영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수입원 확보를 위한 새로운 경기장 건설

현시점에서 독자적인 경기장 건설이 최우선 계획이 되고있는 것도 파이낸셜 페어플레이를 의식한다는 것이다. 경기장은 수입증가를 가져다주며 그 결과로 보다 큰 투자를 가능하게한다는 생각인 것이다. 데베네디토는 이미 로마의 각 자치체와 협상에 돌입했고 경기장 건설에 관한 다방면에서의 협력을 얻어냈다. 디베네디토와 그의 스탭은 로마의 새로운 경기장건설에 적절한 부지를 모색하고있고 4,5년 안에 독자적인 경기장이 완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의 관공서의 느린 일처리를 고려하면 현실적으로는 좀 더 시간을 필요로 할지도 모르지만 이 미국인 간부는 완성이 빠르면 빠를수록 클럽의 플러스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있으며 빠르게 경기장을 건설하고 싶어하는듯 하다. 목표로 삼은 것은 평일에도 풀로 영업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시설. 경기 당일에는 경기시간 90분 이외에도 팬들이 편하게 즐기며 만끽하는 것이 가능한 다목적 형태의 경기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자적인 경기장이 완성되는 것을 기다리면서 신생 로마는 마케팅과 판매 면에서도 큰 수입증가를 노리고 있다. 클럽은 페이스북의 페이지와 트위터의 채널을 설립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실시하게했다. 클럽의 오피셜굿즈를 질과 다양성을 개선해서 인터넷쇼핑을 강화하는것에도 성공을 거뒀다. 클럽의 공식홈페이지는 몇 개월전에 리뉴얼되었지만 2012년 초순에는 미국의 전문제작회사에 의뢰해서 최신예 웹사이트가 오픈될 예정이라고한다. 로마의 새로운 오너는 이탈리아축구의 전통을 손상시키지않도록 배려하면서 매국스포츠업계의 비즈니스모델을 도입할 생각인 것이다.

모든 개혁을 차질 없게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피치위에서의 긍정적인 결과가 필요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미국자본의 신생로마의 초대감독으로는 스페인인 루이스 엔리케가 지명되었지만 이 선택에는 지금까지의 방식과는 한 획을 긋는 것을 강하게 의식하는 새 오너의 자세가 엿보인다. 외국인감독을 앉히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영진은 여러 개혁을 실시하려하고 있다. 감독과 선수는 공식 석상에서 심판의 판정에 대해 코멘트 하는 것을 금지 당했고 피치에서 비신사적인 행위를 보일 경우에는 무거운 벌금을 부과한다는 규칙도 도입시켰다. 현재의 로마는 여러 가지 면에서 지금까지의 이탈리아축구의 나쁜 점을 개혁하려는 것이다.


로마 성공의 열쇠를 쥔 스페인출신의 감독

루이스 엔리케가 스페인축구 스타일을 로마에 도입하려한 것에 처음에는 당혹감을 보이는 선수도 적지 않았다. 특히 로마에서 플레이한 기간이 긴 선수에게 있어 슛을 때리는 것보다도 볼포제션과 세밀한 패스연결을 중시하는 플레이스타일, 즉 새로운 감독이 이상으로 삼는 ‘바르셀로나 축구’를 이해하는 것에 당항이 고전하는듯했다. 주장 프란체스코 토티라고하더라도 지금의 새로운 ‘로마류’를 이상으로 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감독의 요구에 100% 납득하지 못했고 감독과 대립하는 일이 있었을 정도였다. 토티와 루이스 엔리케는 몇 번이나 대화를 반복한 결과, 겨우 서로를 이해한듯하다.

로마니스타의 대다수는 최근 몇 년간의 센시 패밀리의 클럽경영수법에 큰 불만을 안고 있었다. 그런 점도 있어서 불거져나오는 불만이 있었다고는 하더라도 팬들은 새로운 오너와 클럽의 새로운 방침을 대환영하고 있다. 팀에 대한 신뢰도 큰듯하며 팬들은 유로파리그 탈락 등의 시즌 초기의 실패도 너그럽게 봐주는듯하다. 혁명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이해하는데다 선수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고 있다. 로마니스타의 영원한 영웅이자 ‘언터처블’적 존재였던 토티가 스타팅에서 멀어지는 일이 팬들 사이애서 이해받게 된 것은 매우 놀랍다. 이것은 감독과 선수가 아무리 유명하다고 하더라도 개인이 아닌 로마를 위한 선택을 최우선한다는 생각을 인정받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미국인 실업가의 생각은 로마의 브랜드이미지를 높이고, 영원한 도시를 찾는 연간 수백만의 관광객들에게 어필하는 것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강한 로마를 전 세계에 수출하는 것도 꾀하고 있다. 그것을 위해서는 팬들의 강한 지지가 강하게 뿌리내리고 있는 동안에 결과를 내기를 원하고 있다. 강한 로마의 실현을 위해 새로운 경영진은 2년 동안 약 1억 유로의 자금을 쏟아 부을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로마니스타들은 거액의 투자금이 팀의 전력을 대폭적으로 높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향후 몇 년 이내에 로마가 바르셀로나를 방불케 하는 스펙터클한 축구를 보여주는 팀이 돼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물론 바르셀로나처럼 세계최고수준의 ‘메가 클럽’의 반열에 들어가는 것의 실현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로마가 시작한 이 개혁은 먼 과거에서 이어져 내려온 전통이 중시되는 이탈리아축구계에서는 꽤 ‘이단’적이다. 하지만 시작의 반응을 통해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라는 인상을 받은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특히 티포지들의 멋진 정열과 뜨거운 열기가 큰 원동력이 되고 있는 점은 클럽에게 있어 큰 메리트이다. 이번시즌은 스쿠데토 경쟁을 펼치는 데는 미치지 못하지만 서서히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화려한 패스워크를 보여줄 것이며, 이 팀이 완성된다면 어떤 스펙터클을 볼 수 있을지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현실적인 이야기로 돌아가면 다음시즌의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손에 넣는 것이 가능해진다면 경제면에서도 매우 큰 성과가 된다. 이처럼 신생 로마는 독자적인 ‘문화혁명’을 시작했다. 성공이라는 이상의 착지점으로 향하는 지알로로시의 발걸음은 순조롭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출처 : 월간 칼치오2002 2012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