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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축구(Calcio Italiano)/세리에A

Erik LAMELA - 토티의 정통 후계자


큰 변모를 이뤄낸 로마에서 19살의 에릭 라멜라가 아름다운 빛을 내고 있다. 소년 시절에 바르샤 입단을 거부했던 과거의 신동은 세리에A로 이적한지 1년 만에 주전으로 정착. 반디에라 토티로 하여금 이런 평가를 내리게 했다. ‘녀석은 제 후계자가 될 수 있을거에요’라고.


에릭 라멜라는 12살 때 바르셀로나의 오퍼를 거부한 신동적인 일화의 소유자다. 스페인에서 개최된 주니어팀 대회에서 최우수선수로 뽑히며 가족 전원의 이주와 칸테라(유스팀) 입단을 제시받았던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빵가게를 경영하는 아버지 호세는 스페인으로 이주하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라멜라가 7살 때 입단했던 리베르 플라테에서 좋은 조건으로 만류하는 것도 있어서 바르샤에는 거절하는 대답을 보냈다. 리베르의 유스팀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라멜라는 2009년 6월 14일에 톱팀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2010년 12월에는 18살의 나이로 공식전 첫 골을 넣었다.

AS로마로 이적하는 큰 계기가 되었던 것은 리베르의 2부강 등이었다. 1901년에 창립한 이래 아르헨티나 국내의 인기를 보카 주니어스와 양분해왔던 명문중의 명문이 클럽사상 처음으로 1부 리그에서 함락된 것이다. 리베르는 팀을 일으켜 세우기 위한 수입원으로 크게 성장한 라멜라를 최대 1500만유로가 되는 이적료로 방출했다. 라멜라가 현명했던 것은 입단했던 로마에서 가장 먼저 프란체스코 토티와의 우정이 싹텄기 때문이다. 반디에라인 이 캡틴은 나이를 초월해 아르헨티나인 젊은이를 마음에 들어 했고 “내 후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왼쪽의 테크니션이자 복수의 공격적인 포지션을 손색없이 소화할 수 있는 라멜라는 부상으로 23일 팔레르모 전에서 세리에A 데뷔전을 치렀고 킥오프 8분 만에 이 경기의 결승골을 보였다. 그 이후 꾸준하게 피치에 서며 입단 1년 만에 주전 자리를 확보했다. 체격적으로는 마른편이지만 약한 편은 아니며 전광석화 같은 가속으로 적의 수비수를 쩔쩔매게 만든다. 스페인 출신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지휘아래 로마는 볼포제션을 축으로 하는 새로운 축구를 지향한다. 그 새로운 축을 궤도에 올려놓은 공헌자 중 한명으로서 빠르게 상징적인 빛을 비추고 있는 것이 뉴페이스 라멜라인 것이다.


프란체스코가 한번 피치에 서면 나이는 느껴지지 않는다. 조금도.

월드사커다이제스트(이하 WSD) : 로마의 일원이 된 에릭이 선택한 등번호는 8이었어요. 뭔가 이유라도 있는 건가요?

에릭 라멜라(이하 EL) :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좋아하는 숫자라는 것뿐. 다만 8번에는 공격의 다양한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그것의 어필을 의식했었죠.


WSD : 어떤 것?

EL : 저는 원톱을 맡거나 측면에서도 트레콰르티스타로서도 뛰었죠. 8번을 단다면 그런 편리함을 자연스럽게 주장할 수 있다고 스스로 생각했죠. 포지션은 감독이 정하는 것이지만.

부상으로 늦게 시작했지만 22라운드를 마친 세리에A는 16경기에 출장. 굳이 거론하자면, 8번을 선택한 이유도 말해줬다.

WSD : 반대로 스스로 선택한다면? 가장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은 어떤 포지션인가요?

EL : 리베르 시절에는 트레콰르티스타였고 아마 그곳이 본래의 포지션이 아닐까 생각해요. 저는 다른 포지션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문제는 없지만.


WSD : 토티에게서 지명 받았죠. ‘에릭이 내 후계자가 될 것이다’라고. 책임이 막대하네요.

EL : 그저 감사할 수밖에 없어요. 그것 이외의 말은 눈에 띄지 않네요. 토티처럼 로마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거예요. 프란체스코(토티)와 함께 뛸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에요. 제 성장을 다양한 의미에서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죠.

유베의 반디에라가 델 피에로라면 로마는 토티. 이 주장에게 후계자로 지명받은 라멜라의 감상은 

WSD : 연령적으로는 에릭의 아버지라고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네요. 토티는 올해 36살이기 때문에.

EL : 아아, 확실히 그러네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매우 젊을 때의 아이겠지만(웃음). 하지만, 프란체스코가 한번 피치에 서면 나이는 느껴지지 않아요. 조금도.


WSD : 지금 에릭이 살고 있는 곳은 토티가 소유한 집이죠?

EL : 그래요, 집 주인이 프란체스코고 저는 그곳을 빌렸죠. 악사 지구에 있는 곳은 프란체스코 본인이 살고 있고 , 메네즈가 살았죠. 메네즈가 프랑스로 돌아갔기 때문에(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 빈 집이 되어있었어요. 지금은 그곳에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 2명, 그리고 여자 친구 소피아와 함께 살고 있죠.


WSD : 아르헨티나에서 이탈리아로 여자 친구를 데려오는데 문제는 없었나요?

EL : 즉석에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어요. 그녀는 아르헨티나에 모든 것을 두고와야만 했죠. 저는 이곳에 가족이 있고 일도 있지만요.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허락되는 한 이탈리아의 다양한 곳으로 데리고 갈 생각이에요. 베네치아, 카프리, 나폴리에는 이미 가봤죠. 우리들은 학교의 동급생이었고 16살 때 만났어요. 학생시절의 가장 좋았던 추억이 그녀와 만날 수 있었던 것이죠.


WSD : 빵가게를 했던 아버지는 일하는데 사용하는 도구를 절대로 만지지 못하게 했었나요?

EL : 축구 연습이 끝나면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들어서 아버지를 곤란하게 만들었죠. 아이들은, 무엇이든 만지고싶어하죠. 저는 특히 소맥분 안에 손을 집어넣는 것을 좋아했고 아버지는 그것을 매우 싫어했죠. 다양한 기계도 놓여져있었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제가 부상을 당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시켜드렸던 것 같네요.


챔피언스리그에서 뛰는 것이 나의 꿈. 언젠가는 우승하고 싶다.

WSD : 에릭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토티만이 아니죠. 현재 리베르의 회장이자 왕년의 명 수비수이기도 한 다니엘 파사렐라는 이렇게 평가했어요. “돌출된 재능. 유일무이하다”라고.

EL : 칭찬의 말을 듣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죠. 축구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의 견해이기 때문에 더 그래요.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요.


WSD : 신앙이 에릭을 도왔다는 것은 사실인가요?

EL : 정말이에요. 제 인생을 바꿔놓은 것은 신앙을 가졌을 때죠. 마음의 평온과 침착함을 유지시켜줬고 사람을 용서하는 것을 배웠어요.


WSD : 에릭의 프로커리어는 아직 긴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가장 기뻤던 일은?

EL : 2개 있죠. 하나는 아직 아르헨티나에 있었을 때, 원정에서 킬메스에게 승리했던 것. 또 한 가지는 로마에서의 첫 골. 상대는 팔레르모였고 킥오프 8분만이었죠. 로마의 일원으로서 뛰게 된 첫 경기라서 정말 기뻤죠. 팀은 승리를 거뒀고 그렇게 빨리 골을 넣었으니까요.

프로데뷔와 클럽 사상 첫 2부 강등. 7살때부터 소속되었던 고향팀 리베르에서는 각별한 기쁨과 깊은 슬픔을 맛봤다.

WSD : 반대로, 가장 괴로웠던 일은?

EL : 리베르의 2부 강등이 확정되었을 때는 슬펐어요. 이제 두 번 다시 그런 일은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WSD : 팔레르모전의 골은 특별한 사람에게 바쳤죠?

EL : 1년 전에 사망한 아멜리아 할머니에게. 제게 있어서는 정말 소중한 사람이고 그의 이름을 팔에 문신으로 새겼을 정도에요.


WSD : 로마의 루이스 엔리케감독과는 잘 지내고 있나요?

EL : 물론이죠.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감독이고 확실히 가르쳐주니까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저뿐만이 아닌 모든 선수가요.


WSD : 스페인어로 감독과 의견을 소통할 수 있는 것은 에릭의 메리트가 아닐까요?

EL : 확실히 그렇겠지만 감독은 스페인어를 하지 못하는 선수와도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로마는 지금 톱으로 단계를 올리고 있는 거에요.

포제션을 주체로 하는 새로운 체제의 축을 기반으로 로마를 크게 변모시킨 루이스 엔리케. 스페인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은 메리트다. 

WSD : 스쿠데토는 아직, 로마의 사정권 내에 들어와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편집부․주/22라운드를 마치고 로마는 6위. 단독순위에서 1경기를 덜 소화한 유벤투스에게 승점 10점차, 2위 AC밀란에게 승점 9점차)

EL : 아마, 들어있지 않겠죠. 유베와 밀란이 너무 멀리 가버렸기 때문이려나. 기분을 전환해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얻을 수 있는 3위로 마무리하는데 집중하는 쪽이 낫다고 생각해요. 챔피언스리그에서 뛰는 것이 제 꿈이죠. 언젠가는 우승하고 싶어요.


리베르에서 뛰었기 때문에 문제는 아무것도 없다. 서포터의 열기는 매우 비슷하다.

WSD : 아르헨티나 출신인 에릭이기 때문에 어렸을 때는 역시 디에고 마라도나를 동경했겠죠?

EL : 디에고는 이미 축구의 영역을 뛰어 넘었어요. 아르헨티나에서는 신과 같은 존재죠. 하지만 저는 지단 같은 선수가 되고 싶었고 지금도 그래요. 때로는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해서 매우 기뻐요.

 큰 목표로 삼아왔던 것은 '지단같은 선수'. 한 세기를 풍미했던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가장 기쁜 말일 것이다.

WSD : 부에노스아이레스밖에 없는, 가장 사랑하는 것이 뭔가요?

EL : 평생의 친구들. 밤새도록 함께 보냈던 적도 있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니까요. 정말 사랑해요. 물론 로마는 멋진 도시이고 그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에요. 친구도 바로 사귈 수 있었죠. 보얀, 가고, 남미출신 선수들, 그 중에서도 에인세와 사이가 좋아요.


WSD : 함께 뛰어본 뒤에 가장 놀랐던 로마의 선수는?

EL : 말할 것 까지도 없이 토티죠. 진정한 페노메노니까요. 데 로시도 미드필더에서는 절대 빼놓을 수 없죠. 나머지는 로마에 오고 나서 알게 된 선수들, 피야니치. 대단한 발기술을 가졌어요. 눈을 휘둥그레졌죠.


현재의 주력은 데 로시가 불가결하다며 역설. 입단한 뒤 놀랐던 것은 '대단한 발기술을 가진' 피야니치였다고 한다

WSD : 이 소문은 진짜이려나. 너무 눈에 띈다는 이유로 포르쉐를 팔았다고 하는 것 같던데.

EL : 정말이에요. 정말 좋은 차였지만 사람들의 눈에 잘 띄었죠. 아탈란타의 모랄레스에게 샀었죠. 지금은 벤츠를 타고 있어요. 아름답고 승차감이 발군. 무엇보다도, 그다지 눈에 띠지 않아요(웃음).

WSD : 자유시간에는 무엇을 하며 보내나요?

EL : 로마의 거리를 관광하러 나가요. 모자를 깊숙이 눌러쓰면 그다지 알아보지 못하죠. 그 외에는 직소퍼즐도 좋아해요. 지금 집에는 산 피에트로 광장과 트레비 분수를 맞춘 큰 녀석이 있죠.


WSD : 에릭이 디스코 같은 곳에도 갈때가 있나요?

EL : 가끔씩은. 춤추는 것은 좋아해요. 특히 좋아하는 것이 쿠반 댄스(쿠바에서 태어난 춤의 총칭).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탈리아에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요.


WSD : 타투는 몇 개정도 새겼나요? 할머니의 이름 외에는.

EL : 3개씩. 하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역시 할머니의 이름을 새긴 것.


WSD : 로마는 서포터와 미디어의 압박이 매우 강하죠. 중압감을 느끼는 일은 없나요?

EL : 저는 리베르에서 뛰었으니까요. 문제는 아무것도 없어요. 리베르의 서포터와 로마의 서포터의 열기는 매우 비슷해요.

2011년 5월에는 19세의 어린 나이로 아르헨티나 성인대표 첫소집. 그해 여름에는 등번호 10을 달고 U-20 청소년월드컵에도 참가했다.

WSD : 로마니스타들은 바티스투타를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어요. 이 위대한 아르헨티나 공격수를 진용에 추가시키며 로마가 스쿠데토를 들어 올렸기 때문이죠.

EL : 바티골은 전설이죠. 포지션과 플레이스타일은 저와 다르지만 언젠가는 조금이라도 근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WSD : 마지막 질문. 세계최강의 선수는 메시라고 생각하나요?

EL : 물론. 그렇게 생각해요. 메시처럼 골을 넣을 수 있게 된다면 저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에요.



PROFILE
◇ 생년월일 : 1992년 3월 4일
◇ 신장ㆍ체중 : 183cmㆍ70kg
◇ 클럽커리어
    2008-09 리베르(ARG)    1경기 0골
       09-10 리베르             3경기 0골
       10-11 리베르            34경기 3골
       11-12 로마(ITA)        18경기 1골
◇ 아르헨티나대표 : 1경기 0골
◇ 아르헨티나대표 데뷔 : 2011년 5월 25일(파라과이전)
※ 기록은 2012년 2월 10일 기준


출처 : 월드사커다이제스트 2012년 3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