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탈리아 축구(Calcio Italiano)/이탈리아 대표팀(Nazionale)

지상법정 No.18 - 이탈리아 U-21대표의 세리에B 참가는 옳은가 그른가


찬반이 나뉘는 축구계의 사건을 대상으로 4명의 기자가 평가를 내리는 '지상법정(誌上法廷)'.
이번에는 이탈리아축구연맹이 검토중인 대표강화플랜의 시비를 가립니다. 
U-21대표를 세리에b에 참가시킨다는 계획은 실현가능한것인가. 디메리트를 뛰어넘는 효과를 기대할수있을것인가.

translation by Michio KATANO, Kozo MATSUZAWA, Yoshiyuki KOMIYA, Marie YUUKI

피고 : Demetrio ALBERTINI(이탈리아축구연맹 부회장)

심리의 개요 : 이탈리아 u-21대표를 세리에B(2부리그)에 참가시킨다는 움직임이 있다고한다. 이탈리아의 'ANSA'통신의 인터뷰에서 이 플랜을 밝혔던것은 이탈리아축구연맹의 데메트리오 알베르티니부회장이다. 남아공월드컵에서 이탈리아가 조별리그 탈락, 게다가 최하위의 참패로 끝나며 재건을 위한 한가지 안건이 되겠지만 궁여지책으로밖에 보이지않는다. 이 아이디어에는 육성연령대의 이탈리아대표를 총괄하는 코디네이터 아리고 사키도 동의하고있다고한다.

작년의 월드컵 이후부터 이탈리아대표를 이끌고있는 체사레 프란델리감독은 다음과같이 말했다. "누구의 이익도 해치지않는 해결책일것이다. 실현을 바래야하지않을까." 배심원 여러분에게 묻고싶은것은 아래의 3가지점.

① 정말 '누구의 이익도 해치지않는 해결책'인것일까. 디메리트가 있지는 않을까?
② 반대로 메리트로는 어떤점이 있을까?
③ 결론으로서 알베르티니의 이 안건의 시시비비. 옳든 그르던 둘중 하나를 선택해서 그 이유를 말해줬으면합니다.


배심원1. from ITALY

지안카를로 파도반(『Calcio GP』지 편집장)

보충해두자면 알베르티니는 이탈리아대표를 총괄하는 '클럽 이탈리아'의 수장도 맡고있다. 조직의 이 수장이 발안한 U-21대표의 세리에B 참가는 현장의 수장인 프란델리가 주장하는대로 정말 누구에게도 불이익을 가져다주지않을까? 아니, 그렇지않을것이다. 적어도 각 선수의 소속클럽이 피해를 뒤집어쓰게된다. 전세계의 어디든 선수의 소유권은 클럽에게있고 축구연맹과 협회는 가령 일시적일지라도 보유하도록되어있지는않다. U-21대표를 세리에B에 등록한다면 복수의 클럽으로부터 보유선수를 빼앗아서 전력적인 데미지를 강요하게된다. 그런데도 알베르티니와 프란델리는 누구의 이익도 해치지않는다는 굿아이디어라며  주장할수있을까.

실현될 경우의 메리트는 확실히 적지않다. 대표팀이 같이 기거하게되면 트레이닝을 포함해서 공유할수있는 시간은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최근 U-21대표를 구성하고있는것은 세리에A뿐만이아닌 B의 각 클럽에서도 벤치에 머무르고있는 선수가 대부분이며 출전기회를 확보할수있는 플러스효과는 큰것이다. 기술 및 전술적인 측면은 물론 경험차의 상승이라는 측면에서 판단했을때도 마찬가지다.

클럽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U-21세대표를 세리에B에 참가시킨다라는 시도는 현실적으로 가능한것일까.
20세인 산톤 등 현 대표는 주로 90~91년생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렇다고해도 그러한 메리트를 디메리트의 크기가 상회할것이다. 하나의 이상론으로서 나는 이 프로젝트에 찬성하겠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면 반대측으로 돌아설수밖에없다. 이미 봤던대로 축구연맹이 이러한 혼성팀을 보유하고 운영하는것은 제도상 불가능하다. 팀의 운영비는 연맹에서 부담하더라도 선수들의 주급은 누가 지불할것인가. 보유선수를 제공하는 각 클럽에 대한 전력적인 보상은 어떻게할것인가. 어느 도시의 어떤 스타디움을 홈으로 할지에 관한것 등 해결해야할 문제가 너무 많다.

추가로 덧붙인다면 누가 이 팀의 서포터가 되고 응원할것인가. 혹은 홈경기때 공석투성이의 스타디움에서 싸우게되지않을까 등 의문이 끊이지않는다. 반대로 세리에B에 참가시키는 경우에는 세리에A로 승격되는것도 하부리그로 강등되는것도 없다라는것이다. 하지만 승격-강등의 대상외가 되는것만으로 진짜 만족할수있을까. U-21대표와의 대전결과는 다른 클럽의 승격 및 강등에 영향을 미칠것이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감안한다면 이 프로젝트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할수밖에없는것이다.

파도반 배심원의 결론 : 잘못됨(이상론으로서는 찬성할수있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면 반대측에 설수밖에없다)


배심원2. from ENGLAND

올리버 케이(『The Times』지 기자)

이러한 발상이 나오게된것은 대표의 프라이올리티는 클럽보다 낫다라는 인식이 전제되고있기때문일것이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사고방식은 아닐것이다. 견해를 바꿔보면 이정도의 래디컬한 기책을 염출해내지않으면안될정도로 이탈리아대표는 위기적인 상황에 쫓기게되었다고 생각할수있다.

젊은 선수가 일정한 은혜를 받는것은 잘못된것이다. U-21대표의 대다수는 소속클럽에서는 1.5군급의 대우이기때문에 세리에B의 피치에 꾸준히 설수있는 메리트는 적지않다. 그렇다고한다면 이것이 문제의 본질에 다가서는 해결책일까라고 묻는다면 의문부호가 붙는다. 일시적인 강화에는 성공하더라도 월드클래스급 재능의 절대적인 고갈이라는 이탈리아대표의 문제의 근원은 변하지않는다.

역사가 깊지않은 약소국, 혹은 중견국이라면 이러한 대표강화의 방책도 있을수있을것이다. 하지만 이탈리아같은축구대국에서는 시간을 들여서 쌓았던 밸런스가 부너지며 국내리그의 경쟁력 그 자체를 떨어뜨리는 지경에 처할수도있다. 적지않은 문제가 되는것은 U-21대표를 세리에B에 참가시키는것으로인해 3부리그로 강등당해야하는 클럽이 나온다는것이다. 해당 클럽의 강력한 반대를 쉽게 예상할 수 있을것이다.

보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선수들의 주급을 누가 지불할것인가라고하는 의문을 지울수없다. 인건비를 포함해 연간 운영비는 족히 천만유로를 넘을것이다. 그정도의 자금을 투자하느니 육성시스템의 정비로 돌리는쪽이 현명하지않을까. 유망주의 보고인 U-21대표에 서포터의 유지가 운영자금을 제공한다라고하는 시나리오도 없지는않다. 하지만 그럴 경우는 홈을 어디에 둘것이냐. 보다 근본적인 의문을 표현하자면 선수들의 모티베이션이 높아질것인가. 우승하더라도 세리에A로는 승격될수없는 싸움이다.

이탈리아대표의 재건을 서둘러서 마무리하려는 궁여책인것일까.
남아공월드컵의 아주리는 3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못했고(2무 1패), 조별리그에서 모습을 감췄다.

확실히 젊은선수의 육성에는 경험을 쌓아가는것이 불가결할것이다. 그렇다고는해도 알베르티니의 이러한 플랜이 아니더라도 예를들면 임대라는 형태로 이적을 구사하면 실전의 기회는 돌아온다. 그 무대가 세리에A라고한다면 승격도 강등도 없는 세리에B에서 싸우는것보다도 훨씬 유익할것임에 틀림없다.

개인적으로는 찬성할수없지만 소위 리저브팀이 하부리그에 참가하고 게다가 승격과 강등의 대상이 되는 방식 - 스페인에서는 그러한 방식이 도입되었다 - 이라면 이해할수도있는것이다. 뒤집어보면 이번 알베르티니의 플랜은 해결하기 곤란한 문제가 너무 많다.

케이 배심원의 결론 : 잘못됨(일시적인 강화에는 성공하더라도 월드클래스급 재능의 절대적인 고갈이라는 이탈리아대표의 문제의 근원은 변하지않는다)


배심원3. from SPAIN

헤수스 수아레스(Journalist)

이미 7~8년전에 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수였던 알베르티니를 인터뷰했던 경험이 있었다. 밀란에서의 화려한 커리어를 손에 들고 리가에 참전했음에도 거만한점은 어디에도 없었고 진지한 사람이었다. 한수 아래의 팀과의 맞대결에서 대패를 당한 다음날의 인터뷰였음에도 불구하고 유쾌하지않은듯한 표정같은건 일절 띄우지않았고 시간을 잊을정도로 축구에 관한 담의에 몰두해줬던것은 지금까지도 감사하고있을정도다. 그런 알베르티니가 U-21대표를 강화하기위한 특별조치로 움직이고있는것이기때문에 무엇인지 알수없는 확신이 있을것이다.

최근 칼치오의 추락은 확실히 눈에 거슬린다. 이탈리아인들은 카테나치오라고하는 단어에 도취해서 우선 볼을 소유하는 전술을 잃어버렸다. 1-0으로 승리하는 방정식을 무조건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승리를 거두더라도 진전은 예상할 수 없다.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에 걸쳐 유럽을 석권했던 사키감독시절의 밀란에서 사령탑의 역할을 맡았던 알베르티니가 U-21대표를 세리에B에 참가시키려고하고있는것은 전술했던 칼치오의 좋지않은 흐름을 바꾸기위해서일것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근본적인 강화에는 미치지못할 플랜이라고 잘라말할수밖에없다. 왜냐하면 문제의 본질은 좀더 깊은곳에 있기때문이다.


외질이 상징하는 독일대표의 변모는 육성면에서의 개혁의 결과일것이다.
알베르티니의 아이디어는 본질적인 강화책이라고 말할수있을까.
 
같은 팀에서 리그를 치룬다면 연대감이 생겨나고 승리하는 팀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승리라고하는 결과에 사로잡힌 발상인것은 아닐까. 많은 이탈리아인들은 깨달을 필요가 있다. 축구는 볼을 갖지못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것을.

이대로라면 칼치오는 정말로 뒤처지게될것이다. 축구기술의 향상에 이탈리아축구계 전체가 뛰어들지않는다면. 과거 피지컬중시였던 독일은 육성면에서 기술을 축적했고 최근에는 살아나고있다. 진정한 강화란 무엇인지 이 예를 통해서도 알수있을것이다. 알베르티니의 발언에 대해 나는 그 메리트와 디메리트를 말할 입장은 아니다. 그것은 이탈리아인이 토론해야할 문제일것이다. 하지만 단언할수있는것은 U-21대표의 세리에B 참가로 칼치오의 세계 전체가 활기를 띠게되는일은 없을것이다라는것. 젊은선수에게 기회를 준다고하는 의도를 이해하지못하는건아니다. 하지만 주어진 그 기회에 어느정도의 의미가 있을까.

의식혁명을 일으키지않으면 칼치오의 내일은 없다.

수아레스 배심원의 결론 : 잘못됨(근본적인 강화에는 미치지못할 플랜이라고 잘라말할수밖에없다. 왜냐하면 문제의 본질은 좀더 깊은곳에 있기때문이다.)


배심원4. from FRANCE

프랑소와 벨도네(『Francefootball』지 기자)

알베르티니의 아이디어는 너무 간편하고 겉치레식의 지름길이다.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지못한 하찮은 의논이라고 말해도 좋다. 현실적으로 생각해서 장애물이 너무 많다. 우선 각 선수의 소속클럽이 이탈리아연맹의 뜻을 받아들여 전력을 제공하는것 등이 용이하다고 믿기어렵다. 세리에B에 참가하려면 20명으로 만들어진 그룹을 구성하지않으면안된다. 그들의 급료를 누가 지불할것인가.

남아공월드컵까지의 세대교체에 실패한 이탈리아가 리빌딩을 진행시키려면 우선 육성시스템 자체를 되돌아봐야하지는않을까. 그의 나라에서는 결과제일주의문화가 너무 강하고 발랄한 공격적인 플레이가 저해되는 경향이 있다. 젊은 재능이 좀처럼 부상하지못하는것은 이러한점때문이기도할것이다.

 

이번 겨울 라노키아와 파찌니의 가세로 한동안은 아니지만 인테르가 외국인이 많다는것에는 변함이 없다.

그 전형적인 예가 되고있는것이 흔히 말하는 빅클럽이다. 유럽챔피언 인테르는 외국인선수가 매우 많다. 자국의 젊은 선수를 육성하는데는 시간이 걸리고 즉시전력감을 외국에서 데려오는쪽이 빠른길인것이다. 젊은선수가 벤치로 밀려나고있는 현재상황은 밀란에서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주요리그중에서는 세리에A의 평균련령이 가장 높고 많은 경험치를 편중시켜왔던 것을 싫지만 간파할수밖에없다. 어쨌든 결과지상주의의 폐해일것이다.

이것은 일과성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다. 이탈리아의 각 클럽은 자국의 젊은선수를 신용하지않는다. 그렇기때문에 외국인에게 EU패스포트를 취득하게하는 잔재주의 해결책을 사용했고 결과적으로 이탈리아대표의 약체화를 불러왔다. 극단적인 보호주의는 피해야겠지만 사고방식을 바꿀 필요는 있을것이다. 알베르티니가 숙고해야하는것은 오히려 프리마베라리그(20세이하 유스팀에 의한 리그)의 개혁이 아닐까. 좀더 말하자면 서브선수를 위한 연령을 묻지않는 리그를 창설하는쪽이 훨씬 낫다. 리저브리그를 만들면 유스팀을 졸업한뒤에도 클럽에 남는것이 가능하고 톱팀으로 승격되더라도 쉽게 대응할수있다. 이러한 B팀이 존재한다면 젊은 선수는 꾸준한 출전기회를 얻으면서 성장할수있다.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지못한 논의는 모조품에 불과하다. 이탈리아는 이번 기회로 토대로 오히려 육성시스템 자체를 고치고 철저하게 개선해나가야할것이다.

벨도네 배심원의 결론 : 잘못됨(너무 간편하고 겉치레식의 지름길이다. 오히려 육성시스템 자체를 고치고 철저하게 개선해나가야할것이다.)


출처 : 월드사커다이제스트 2011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