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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축구(Calcio Italiano)/이탈리아 대표팀(Nazionale)

아주리, 그 영광의 역사(3)


2006년 제 18회 독일월드컵

"전통의 수비력"으로 우승했던 베를린에서의 환희의 밤

Text by Adalberto BORTOLOTTI

이탈리아의 4번째 월드컵제패에 결점을 거론하는것은 불가능할것이다. 그때까지 4번 이상의 우승횟수를 보유하고있던 팀은 브라질뿐. 가까스로 4번째 우승을 손에 넣었다고 할수도 있겠지만 그것에 불평을 늘어놓을수는 없을것이다. 인정할수있는 행위는 환희뿐. 그렇기때문에 거리낌없이 진심으로 환희했을것이다. 결승전에서 PK전끝에 프랑스를 눌렀던것도 그것은 그것대로 좋다고 할수있는것이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루이지 디 리비오의 슛이 크로스바를 맞았고 이번 대회에서는 다비 트레제게가 실축했던것이다. 98년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를 PK로 눌렀던 프랑스가 그대로 월드컵 우승까지 전진했던것이다. 한편 체사레 말디니가 이끌던 아주리는 쾌거의 달성을 불과 몇센티차로 놓쳐버린뒤 아쉬운 마음을 안고 귀로에 올랐던것이다(연장전에서 로베르토 바죠의 슛도 골대에서 몇센티 벗어났었다)

2년뒤에 열렸던 EURO2000 결승에서 이탈리아는 프랑스를 상대로 한층더 큰 굴욕을 맛보게된다. 마르코 델베키오의 선제골로 우승을 손에 넣었다고 생각했을때 후반 로스타임에 실뱅 윌토르에게 동점골, 추가로 연장전에서 트레제게에게 골든골을 허용하며 유럽챔피언 타이틀을 놓쳤던것이다. 그때 결승골을 넣었던 트레제게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레이몽 도메네크감독에게 계속 무시당했고, 결승전에서는 마치 전범으로서의 책임을 뒤집어씌우기위해 투입되었던만큼 굴욕이라고밖에 말할수없다. EURO2000 종료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총리에게「(지네딘)지단을 맨마크하지못했던것이 나빴다」라고 비난받았던 디노 조프는 대표감독을 사임했지만 그런 지단은 베를린에서 벌어진 결승에서 이해할수없는 행위를 저질렀고 불명예스러운 퇴장처분을 받으며 최악의 은퇴를 맞이했던것도 짓궂은 일이다.


이렇게해서 베를린의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는 수많은 복수가 실행되었다. 전반은 경기를 지배하면서도 후반 이후는 프랑스의 높은 테크닉에 고전했던 아주리에서 킥오프부터 종료까지 결정적인 역할을 맡게된 선수가 있다. 대회의 개막시점에서는 출전기회가 주어질지 어떨지 정해지지않았던 선수다. 그는 이탈리아가 승리함과 동시에 나날이 존재가치를 높여갔다. 그 남자의 이름은 마르코 마테라찌다. 그는 결승에서는 킥오프하자마자 전반 7분,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파울을 범하며 프랑스에게 PK를 헌납. 지단이 쿠키아이오(칩킥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로 PK를 성공시켰고 프랑스가 리드를 빼앗았다. 하지만 마테라찌는 본인의 실수에 주저앉는일없이 전반 19분에 파트릭 비에이라와의 공중전을 제압하며 동점골을 넣었던것이다(이 골로 인해 당시의 아주리 최다골을 기록했던 루카 토니의 골수와 같아졌다). 마테라찌는 그뒤 파비오 칸나바로와 함께 수비라인의 중심으로서 강력한 요새를 구축하며 프랑스의 맹공을 버텨냈고 마지막에 지단의 "박치기"를 유발. 이탈리아가 노렸던대로 PK전으로 끌고갔던것이다. PK전에서의 이탈리아는 누구 한명도 실수를 범하지않았다. 마테라찌도 PK를 넣었다. 그는 확실히 결승전의 주역이 되었던것이다.

용감한 플레이로 팀의 사기를 끌어올렸던 캡틴 칸나바로, 냉정하게 공격을 지휘하던 안드레아 피를로, 지치지않는 스태미너로 피치를 종횡무진 누볐던 젠나로 이반 가투소의 퍼포먼스도 매우 칭찬하고싶다. 동시에 프랑스는 패배하긴했지만 멋진 플레이를 보여줬던것을 특기해두고싶다. 플로랑 말루다같은 젊은선수들과 릴리앙 튀랑, 티에리 앙리, 지단같은 베테랑이 잘 융합된 프랑스는 높은 완성도의 공격축구를 보여주는 팀이었다. 이탈리아 이외의 수비진이었다면 그들의 공격앞에서 어이없이 붕괴되었을것이다.


이탈리아축구의 전통인 "수비력"을 최고의 형태로 보여줬다.

결승의 대전상대가 확정된 시점에서 많은 평론가들이「프랑스는 만만한 상대다」라는 논지를 전개했다. 준결승에서 이탈리아는 홈의 이점도 있어서 기세가 올라와있었던 독일을 연장전 끝에 눌렀지만 프랑스는 지단의 PK에 의한 1골이 전부라는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포르투갈을 눌렀다라는것을 근거로한 얄팍한 견해였다. 경험이 풍부한 선수를 앞세운 프랑스는 포르투갈에게 결정력이 부족하다는것을 이해했기때문에 결승전을 위해 체력을 온존시킨다는 현명한 전략으로 1점의 리드를 지켰던것이다. 준결승에서의 현명한 전략덕분에 베를린으로 이동한 프랑스의 선수들의 기력은 충만해있었다. 그런 만만치않은 상대를 누르고 결국 승리를 손에 넣었던것은 아주리와 그 지휘관의 위대한 쾌거라고 말할수있을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탈리아는 독일월드컵에서 가장 뛰어난 팀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5승 1무라고하는 나무랄데없는 성적으로 결승까지 진출했다. 6경기에서 허용한 실점은 겨우 2. 자살골과 PK로 내준 실점뿐이다. 즉, 골키퍼 지안루이지 부폰은 필드골을 허용했던적이 한번도 없었다라는것이다. 축구계에서도 세계화가 진행되고있다. 각각의 국가의 특색이 사라지는 추세인 와중에 이탈리아축구는 그들 본래의 전통인 "수비력"을 최고의 형태로 보여줬고 위대한 승리를 손에 넣었던것이다.

세계챔피언으로 빛났던 그날밤, 정확히 아주리의 100번째 캠프를 기록했던 칸나바로는 대회내내 좋은 활약을 꾸준히 보여주며 대회 MVP를 수상했다. 큰 기대를 받으며 독일에 왔던 호나우지뉴, 리오넬 메시, 카카, 그리고 지단을 뛰어넘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기대라고하는것에 관해서는 프란체스코 토티에 대해서도 언급할 필요가 있을것이다. 월드컵 개막을 2개월 앞두고 토티가 부상에서 복귀할수있을지 어떨지에 대한것이 이탈리아국민들의 최대 관심사였다. 토티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필사적으로 플레이했다. 아주리의 전력이 될것이라는 의욕을 보여줬던것은 칭찬해야겠지만 불행히도 호주전의 PK 이외에 거의 팀에 공헌하지못했다고 말할수밖에없다. 독일월드컵은 지단, 올리버 칸, 루이스 피구같은 위대한 선수들의 마지막 대무대가 되었지만 토티도 이 대회를 마지막으로 아주리를 떠날것이라는 의사를 굳혔다. 걸출한 재능을 가졌음에도 성격면에서 다소 문제를 안고있었던 토티는 대표의 무대에서는 중요할때마다 그가 가진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지못했다라는 아쉬움이 남아있을것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눈에 들어왔던것은 강력한 수비진(프랑스의 수비도 매우 높은레벨이었다), 원톱시스템, 베테랑의 존재감과 젊은선수들의 침체였다. 전체적으로 보면 높은 테크닉을 느낄수없었던것은 평소였다면 화려한 축구로 관객을 매료시키던 브라질이 불만족스러운 결과로 끝나버린것이 그 이유일것이다. 세레손의 감독에 대해서는 너무 차분한 카를로스 파헤이라가 아닌 투쟁심이 왕성한 펠리페 스콜라리쪽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 펠리페(스콜라리의 애칭)는 포르투갈의 감독으로서 이 대회에 참가. 포르투갈을 준결승까지 이끄는 쾌거를 달성했다. 독일월드컵에서 준결승에 진출했던 4개국이 모두 유럽팀이었다는것도 특색중 하나였다고 말할수있을것이다.

우승했던 아주리에게는 이것 이상은 요구할수없다. 대회 최다득점을 자랑한 독일의 공격력을 갖고있더라도 이탈리아의 완벽한 수비를 상대로는 골을 넣는것을 포기할수밖에없었던것이다. 리피의 아주리는 특정 공격수가 골을 넣는것이 아닌 포지션에 관계없이 많은 선수가 고르게 득점했다라는 인상이 있다. 내가 아는한 우승팀내의 최다득점자의 골수가 2라고하는것은 기억에 없다. 하지만 수비적인 축구가 주체가 된 이번대회에서는 극소수의 전문공격수에게 득점을 위임하기보다 다수의 선수가 골을 넣는쪽이 상책이었다는것이 이탈리아의 승리로 증명되었다고 말할수있다. 벤치요원을 많이 보유하고 적절한 로테이션을 실시해서 험난한 일정을 소화하는것도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이탈리아는 최우수골키퍼, 최우수수비수와 최우수감독을 배출했고 멋지게 세계의 정점에 섰다. 우승을 믿고 샹젤리제에 모였지만 눈물을 흘리게된 프랑스인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때로는 "조연이 천하를 쥐는"일도 있는법이다.

이탈리아는 최우수골키퍼, 최우수수비수와 최우수감독을 배출했고 멋지게 세계의 정점에 섰다. 우승을 믿고 샹젤리제에 모였지만 눈물을 흘리게된 프랑스인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때로는 "조연이 천하를 쥐는"일도 있는법이다.



제18회 독일월드컵 결승(2006년 7월 9일/베를린)

Italy 1-1 France

득점 : Zidane(7', F), Materazzi(19', I)

Italy : BUFFON, GROSSO, CANNAVARO(C), MATERAZZI, ZAMBROTTA, PERROTTA(IAQUINTA), PIRLO, GATTUSO, CAMORANESI(DEL PIERO), TOTTI(DE ROSSI), TONI

France : BARTHEZ, ABIDAL, GALLAS, THURAM, SAGNOL, VIEIRA(DIARRA), MAKELELE, MALOUDA, ZIDANE, RIBERY(TREZEGUET), HENRY(WILTORD)


출처 : 월간 칼치오2002 2010년 6,7월 합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