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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축구(Calcio Italiano)/세리에A

독수리 엠블럼을 위해 - MIROSLAV KLOSE


'팀은 자극을 필요로하고있다.' 그렇게 생각한 클라우디오 로티토회장은 독일대표팀의 득점기계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바이에른을 떠날것이라는 것을 알고 라치오로서는 파격적인 연봉의 2년계약을 제시하며 그를 팀에 맞아들였다. 클로제는 새로운 도전을 하기위해 굳이 곤란한 길을 선택했다.

Text by Gian Luca SPESSO
Translation by Minato TAKAYAMA


20경기출장 1골 1어시스트. 이것이 2010-11시즌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남긴 성적이다. 지금까지의 실적을 생각하면 형편없는 결과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모티베이션을 잃어버린채 바이에른에서 뛰었고 계약연장에 대한 대화를 나누지 않고 이탈리아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다. 꾸준하게 활약하지못했던 33세. 이것만 본다면 그 인색한 클라우디오 로티토회장이 잘도 2.2m유로나 되는 높은 연봉을 제시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독일대표의 공격수로서 골을 양산하고있는 점에 대해 생각해보면 타당한 금액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클로제의 대표 109경기출장이라는 기록은 이미 위르겐 클린스만의 기록을 깼고 남은것은 로타 마테우스의 150경기출장뿐. 통산득점은 61이며 게르트 뮬러의 기록(69골)을 시야에 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년동안 클로제는 클럽과 대표라고하는 2개의 팀에서 '지킬박사와 하이드'같은 양면성을 보이고있다.

그는 대부분의 인터뷰를 하지않는다. 할 수 없이 응하더라도 슬픈듯한 눈동자로 질문받은것에 담담하게 답할뿐.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고통과 쓴맛밖에 체험한적이 없는듯한 사람같은 인상을 주위에 준다. 이것이 과거 3번의 월드컵에서 뛰었고 월드컵 득점왕으로도 빛난적이 있는 캄피오네의 모습인것인가? 역설적인 표현이지만 그건 사실이다. 그는 위대한 커리어를 쌓았지만 그곳에는 뭔가가 결여되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독일월드컵에서 득점왕에 빛났지만 영웅은 되지못했다. 개최국이 우승을 놓쳤다는 시점에서 그가 얻은 득점왕 타이틀은 무의미한 것이 되어버렸다. 그뒤 2007년에 브레멘에서 바이에른으로 이적한 뒤에도 에이스의 자리는 루카 토니에게 빼앗겨버렸다. 토니는 골을 양산했을뿐만 아니라, 그의 쾌활한 성격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시기에 클로제는 '이탈리아세'의 탓에 조연으로 밀려나버린 것이다.


바이에른에서 첫시즌과 두번째 시즌에는 10골을 기록. 2자릿수 득점은 공격수에게 있어 성공을 나타나는 기준이다. 그럼에도 벤치에 머무르는 것을 피할 수 없었기때문에 목소리를 높여서 자기주장을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휴식시간에도 가족과 보내는 것을 좋아하며 때로는 혼자서 낚시하러 외출하는 정도의 말없는 남자다. 클럽의 결정에 대한 불만을 미디어 앞에서 이러쿵저러쿵 늘어놓는 남자가 아닌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2005년에 루앙과 노아 쌍둥이의 아버지가 되며 그는 한순간 축구에 대한 정열을 잃어버렸다. 가족과 떨어져서 플레이하는것이 너무 불안했고 골을 넣는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건지 알지못하게 되어버린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독일대표의 전속 심리학자의 치료로 인해 해소되었다. 이전과의 변화를 말하자면 골 퍼포먼스뿐. 골을 축하하는 다이나믹한 공중제비 세레모니는 그의 대명사였지만 지금의 그가 그것을 보여주는 일은 없다. 아이들이 아버지를 흉내내서 공중제비 세레모니를 흉내내려고했을때 클로제는 사고를 두려워해 이 퍼포먼스를 봉인한 것이다. 지금 그는 골을 넣으면 3개의 손가락을 편다. 부인 실비아와 쌍둥이를 의미하는 3손가락이다.


기록갱신에 대한 의욕

지금까지 봐왔던 에피소드에서 클로제가 바이에른에 어울리는 선수는 아니라는것을 알 수 있었을것이다. 바이에른은 분데스리가에서 유일한 빅클럽이며 그곳에는 다른 스타선수를 밀어내고 자리를 차지하지않으면 안된다. 독일 최고의 공격수인 이상 바이에른에서 뛰고싶다고 원하는것은 당연하지만 양자의 문화적인 갭은 메울 수 없었다. 또, 매년마다 감독이 바뀌는일도 클로제에게 있어서는 마이너스였다. 새로운 감독은 언제나 새로운 공격수를 요구했고 클로제는 자동적으로 세컨드초이스가 된 것이다.

수뇌진과의 다툼도 있었다. 루이스 반 할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를 신뢰하지않았고 그의 후임인 안드리스 욘커에 이르러서는 마리오 고메즈를 1톱으로 놓고 클로제를 트레콰르티스타로 기용하는 전술을 사용했다. 또, 남아공월드컵 직전 독일대표에 합류한 클로제는 기자회견에서 "개막에 맞춰 체중을 5kg 감량했다"라고 말했지만 이것이 '바이에른에서 열심히 할 생각이 없다는것인가!!'라며 팬들의 분노를 샀다.


이렇게해서 클로제는 바이에른에서의 존재가치를 잃어버렸다. 하지만 독수리 엠블럼이 그려진 독일대표의 유니폼을 입었을때의 그는 변함없이 강한 승부욕을 가진 득점기계로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독일대표에서의 그는 상대방의 골앞에서 결코 실수를 범하지않는 골게터로 변신하는 것이다. 2001년 3월 24일, 당시 카이저슬라우테른에서 뛰고있었던 그는 알바니아와의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었다. 그 이후 10년동안 그는 독일대표를 위해 골을 넣어왔다. "대표팀 덕분에 나는 살아왔다."라고 말하는 그에게 있어 독일대표는 확실히 절대적인 존재인 것이다.

독일대표에서는 요아힘 뢰브가 2006년 이후 쭉 지휘봉을 잡고있지만 이 감독의 존재가 클로제에게 있어서는 다행이었다. 뢰브는 공격의 종착점으로서 1톱에 클로제를 두고 거기서 시스템을 만들어갈 정도로 절대적인 신뢰를 그에게 부여하고있다. 클로제는 남아공월드컵 종료후에 대표은퇴의 가능성을 시사했던적도 있지만 뢰브의 만류도 있어서 유로2012, 그리고 브라질월드컵까지 뛸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했다. 특히, 내년의 유로2012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욕을 보일 것이다. 유로2012는 우크라이나와 폴란드의 공동개최이지만 실은 폴란드는 그의 조국이다. 클로제의 조부는 독일인이지만 제2차세계대전 직전에 폴란드로 건너갔고 그대로 이주했다. 클로제는 폴란드에서 태어나서 자랐고 9세때 독일로 이주했다. 부인 실비아도 폴란드인이다. 조국에서의 유럽선수권출전에 클로제가 불타오르지 않을리없다.

반복하지만 그에게 있어 뮬러의 대표통산득점기록을 깨는것은 큰 목표이다. 하지만 그의 시야에는 유로2012 이후에 있는 브라질월드컵도 넣어두고 있따. 월드컵 통산최다득점기록은 호나우두의 15골. 클로제는 앞으로 1골이면 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한다. 36세까지 독일대표의 주전 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면 호나우두를 따라잡고 그리고 새로운 기록을 수립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라치오의 큰 도박


이제서야 겨우 화제는 라치오로 옮겨간다. 지금까지 설명했던대로 클로제는 결코 끝난 선수가 아니며 하려는 의욕을 잃어버리지도 않았다. 바이에른과의 결별을 선언하고나서 판명된것만도 토튼햄, 벤피카, 비야레알 등 많은 오퍼가 날들었다. 그중에서 그는 라치오를 선택했다.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는것도 아니고 타이틀 경쟁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게다가, 완전히 새로운 축구문화에 적응하지않으면안된다. 유로2012를 앞둔 독일대표의 포지션경쟁을 생각하면(라이벌은 바이에른의 에이스 마리오 고메즈), 라치오라고하는 선택은 리스크가 조금 높은것처럼 여겨진다. 그럼에도 그는 굳이 곤란한 길을 선택했다. 세리에A라고하는 공격수에게 있어서는 어려운 환경에 몸을 던짐으로서 그는 자신에게 시련을 부여한 것이다.

올해 초 뢰브감독은 클로제에게 "바이에른을 떠나야한다."라는 조언을 한듯하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바이에른의 울리 회네스 회장은 "그는 고액연봉에 익숙해져버렸다. 연봉을 삭감하면서까지 현역생활을 지속할 의사는 없을것이다."라며 조롱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라치오의 프랙티스셔츠를 입은 클로제는 말했다. "이 1년반동안 충분히 몸관리를 해왔습니다. 덕분에 에너지는 충분해요."

독일대표의 공격수의 입단은 에디 레야가 이끄는 라치오에 큰 자극을 가져왔다. 지난시즌의 라치오는 멋진 축구를 보여주며 상위에 입성했지만 '좀더 위를 목표로'라는 목표에 맞춰 팀 내외가 리얼리티를 느끼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로티토회장은 이전부터 "언제나 스쿠데토 경쟁에 참가하고 챔피언스리그에 꾸준히 참가할 수 있는 팀을 목표로"라며 반복해왔지만 지역 미디어도 팬들도 현실적인 목표는 다른곳에 있다고 봤다. 아마 팀내의 분위기도 그것과 비슷했을 것이다. 그런 정체된 공기를 날려버리기위해 로티토는 클로제를 영입한것이다. 그리고 '클로제효과'는 여름캠프에서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로티토회장은 자신의 시도가 성공했다고 판단했고 이어서 지브릴 시세도 영입했다. 이 2명의 재능의 영입으로 라치오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다만, 2명이 이탈리아축구에 적응할지 어떨지는 향후의 전개를 볼 필요가 있다. 라치오는 큰 도박을 걸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라치알레에게 있어서는 기대되는 시즌이 될 것이다.

출처 : 칼치오2002 2011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