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마타의 Football Diary Volume.2

풀네임은 후안 마누엘 마타 가르시아. 1988년 4월 28일 스페인 부르고스 출신. 전 프로축구선수인 아버지를 가진 엘리트(Throughbred). 레알 오비에도의 유스팀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고 레알 마드리드의 칸테라로 옮겼던 것은 15세때. 영리함이 넘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어렸을때부터 촉망받는 미래를 엿보게했고 2007년 여름에 이적한 발렌시아에서 톱리그 데뷔. 2011-12시즌에 이적한 첼시에서는 첫해부터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챔피언스리그와 FA컵 2관왕에 크게 공헌. 스페인대표 데뷔는 2009년 3월 28일 터키전. 스페인 대표경력은 19경기 6골(2012년 8월 6일 기준)

첼시와 스페인 대표에서 활약하는 공격수, 후안 마누엘 마타의 '일기'를 이번호부터 1회 연재로 보내드립니다(3회까지는 매 회마다 연재). 입단 1년차였음에도 불구하고 주력으로 활약하며 2관왕 달성에 크게 공헌했던 '프리미어 원년'을 돌아봤습니다.

입단 첫날부터 내 집처럼

기다리고 기다렸던 새로운 시즌이 드디어 시작되었네. 내가 소속되어있는 첼시는 연승을 하며 개막부터 최고조야. 지난 시즌 막바지의 좋은 흐름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것처럼. 모두 알고있겠지만 나는 1년전에 스페인의 발렌시아에서 첼시로 이적해왔어. 프리미어리그 첫 참가가 되었던 지난 시즌에는 리그타이틀은 친구 실바가 있는 맨체스터 시티에게 양보했지만 종합적으로 봤을때는 이 이상이 없을정도의 긍정적인 시즌이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입단 첫해에 느닷없이 챔피언스리그와 FA컵 2관왕을 달성했으니까.

솔직히 고백하면 첼시에서 주전 자리를 확보할 자신은 처음부터 있었어. 언어의 벽은 금새 극복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었고 런던의 기후에 적응하는 것도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을것이란걸 알고있었기때문에.

'비가 많은 런던의 유일한 난점'

확실히 이곳에서는 그런 말을 자주 듣게되는 것 같아. 하지만 내 고향인 아스투리아스지방(스페인 북부)도 실은 비가 자주 내리는 고장이야.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전혀 고생하지 않았다구. 그리고 '리가의 완전 반대편에 위치한다'라고 들었던 프리미어의 플레이스타일에도 잘 적응해냈다고 자부하고있어.

리가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피지컬이 뛰어난 선수가 넘치고 어떤 팀이더라도 그런 선수의 특성을 살린 플레이를 전개한다는 점일거야. 프리미어에서 싸운다는 것은 적의 강력한 신체접촉에도 견뎌낼 수 있는 육체적인 강력함과 스피드, 이 두가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 패스를 돌리는 것에 무게를 둔 기술적인 축구가 주류를 리우는 스페인에서는 상대의 골문 앞에 당도하기까지 여유있게 시간을 배분하는 경우가 많지만 잉글랜드에서는 보다 직선적이고 스피디한 다이렉트사커를 좋아하는 것 같아. 볼을 빼앗은 뒤 상대진영 안으로 공격해들어까지의 전개는 어느 팀이든 눈깜짝할 정도의 속도라서 숨쉴틈도 없을 정도. 공격의 리듬을 만들어가면서  게임메이크를 시도할 여유같은건 거의 없는거나 마찬가지야.

물론 팀에 따라 플레이스타일에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그렇다고해도 피지컬을 경시한 축구를 하는 팀은 하나도 없고 일직선으로 골을 노리는 스타일은 모든 클럽이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점이야. 나는 이곳 잉글랜드에서 선수로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어. 하지만 나 혼자만의 힘으로 성공을 거두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지. 무엇보다 컸던것은 첼시의 선수들과 스탭, 그리고 서포터들이 후안 마누엘 마타라는 스페인에서 건너온 이제 막 20세가 되었을뿐인 젊은이를 따뜻하게 환영해주었다는 것. 그랬기때문에 나는 합류 첫날부터 이곳을 내 집처럼 생각할 수 있게되었어.

마타가 '형제보다도 가까운 존재'라고 말하는 페르난도 토레스. 첼시이적을 계기로 동포 공격수와의 인연은 한층 더 깊어진듯하다.

페르난도(토레스)가 팀에 있었던 것도 매우 든든한 점이야. 이곳에 오기 전부터 그와는 사이가 좋았었지만 지금 우리는 일심동체라고 말해도 좋을정도의 관계야. 형제보다도 가까운 존재, 그렇게 말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지도 모르겠네. 물론 다른 팀메이트와도 서툴지만 영어를 구사해가면서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취해왔어. 하지만 역시 사생활은 페르난도와 함께 보낼 기회가 많았지. 그에게 있어서는 순풍에 돛을 달았다고 말할 수 있을정도의 시즌은 아니었지만 우리들은 1년동안 기쁨도 슬픔도 모두 함께 나눠왔어. 그래서 최후의 최후에 더욱 특별한 기쁨을 맛볼수있었던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할까.

팬의 존재를 가까이에서 느끼며

내 첼시 입단을 누구보다도 강하게 원했고, 열심히 권했던 것은 당시의 감독이었던 빌라스 보아스(현 토튼햄)였어. 유감스럽게도 시즌 중반에 경질당해버렸지만 그에게는 지금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있지. 발렌시아 시절에 나를 주전으로 발탁해줬던 쿠만감독과 같을정도로. 빅클럽에서 내 실력을 시험해보고싶다.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했던 내게 있어 첼시에서의 오퍼는 정말 매력적이었어. 마드리드나 바르샤에 소속되지않으면 리그의 타이틀을 놓고 경쟁할 수 없는 리가와는 다르게 프리미어에서는 매시즌마다 많은 팀들이 치열한 타이틀레이스를 반복하고, 매 라운드마다 손에 땀을 쥐는 선두공방전이 전개되고있지? 그게 매우 자극적으로 비춰졌던거야.

그래그래, 첼시에 입단해서 처음으로 놀랐던 것이 홈구장인 스탬포드 브릿지의 '일체감'이었어. 어린 아이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까지, 가지각색의 연령층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파란 유니폼을 입고 발을 옮겨줬던 이 경기장에서 그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뛴다. 처음 피치에 섰을때는, 잠깐이었지만 소름이 가시지 않을 정도였다니까!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정도의 감동을 맛보게되었던거지. 발렌시아의 서포터도 열광적이었지만 첼시에서는 팬들의 존재를 보다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어.

테리(좌)와 람파드(우)와의 플레이를 '자극적인 경험'이라고 말하는 마타. 언제나 모두에게 소중하게 다뤄진다는 느낌을 받는듯하다

테리와 람파드같은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선수와 함께 라커룸을 사용하고 함께 뛸 수 있다는 것도 매우 자극적이었는데 겨우 1시즌에 불과한다고해도 세계최고의 공격수중 한명인 드로그바와 함께 싸울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경험이었어. 첼시의 선수들은 누구나 입단 첫날부터 나를 신뢰해줬지. 모두에게 소중히 다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때문에 나도 다른 리듬, 다른 플레이스타일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수 있었던거야. 팀메이트들과 서포터의 기대에 부응하고싶다는 일념으로.

그리고 첼시의 서포터와 우리들 선수에게 있어 가장 중요했던 순간은 챔피언스리그 파이널이었어. 대전상대 바이에른은 로벤, 리베리, 뮬러, 고메스같은 강력한 최전방 공격수를 다수 보유했고 미드필더에서 수비에도 슈바인슈타이거와 람, 노이어라는 유럽을 대표하는 선수를 앞세운 엘리트집단. 게다가 결승무대는 그들의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였지. 우리들은 마지막까지 힘든 싸움을 강요받았지만 종료 직전에 드로그바의 골로 어찌어찌 PK전까지 돌입했고 행운의 여신이 우리와 함께했던것인지 승리를 거둘 수 있었어.

리그를 포함해서 전반적으로는 결코 순조로운 시즌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테고 시즌 중반에 감독이 교체되는 큰 변화도 경험했어. 그런만큼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고 FA컵까지 2관왕을 달성했을때는 꿈속에 있는듯한 기분이었다구. 그리고 나는 이 2개의 빅타이틀 이외에 또 한가지 자랑할만한 훈장을 손에 넣을 수 있었어. 입단 이후 쭉 용기를 북돋워줬던 서포터들이 나를 첼시의 시즌MVP로 뽑아줬던거야. 이 만족감이 새로운 모티베이션이 되면서 지금의 나는 선수로서 한층더 레벨업하고싶다, 클럽을 위해 많은 타이틀을 들어올리고싶다는 강한 의욕으로 가득차있어. 나는 아직 젊고 선수로서 앞으로 더욱 더 성장할 수 있을테니까. 승자가 된다는 것은 자기자신을 성장시키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봐. 그 영광에 머무르지않고 늘 미래를 염두에 둔다면 앞으로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월드사커다이제스트 2012년 9월 20일자